최강 선발진 싹쓸이… ‘新 악의 제국’ 다저스

작성자 정보

  • OVERNIGHT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 FA투수 최대어 스넬도 영입… WS 첫 2연패 정조준
수천억원 투자해 스타들 품어
2000년대 초반 양키스 연상
계약 기간이후 일부 지급 방식
스넬도 6000만달러 지급유예
총액 1억 달러 규모 선수 6명
日 투수 사사키 영입전도 참가

‘지구 방위대급’이라고 불리는 LA다저스의 선발 투수들. 왼쪽부터 203㎝ 장신 강속구 투수 타일러 글래스노, 투타 겸업으로 복귀하는 오타니 쇼헤이, 우완 야마모토 요시노부, 올 스토브리그에서 영입된 자유계약선수(FA) 투수 최대어 블레이크 스넬. AP연합뉴스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A 다저스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신(新) 악의 제국’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악의 제국은 유망 선수를 발굴, 육성하기보다 막강한 재력을 바탕으로 스타급 선수들을 싹쓸이해 간다는 비난에서 비롯된 표현. 2000년대 초반 스타급 선수를 끌어모았던 뉴욕 양키스가 원조다.

그런데 최근 다저스가 새로운 ‘악의 제국’으로 떠올랐다. 다저스는 지난 1일(한국시간) 올겨울 스토브리그의 자유계약선수(FA) 투수 최대어 블레이크 스넬을 영입했다. 스넬의 계약 규모는 5년 총액 1억8200만 달러(약 2559억 원). 스넬은 사이영상을 2차례(2018년·2023년)나 받은 MLB 최고 레벨 투수다. 스넬뿐 아니다. 다저스는 지난겨울에만 10억 달러가 훌쩍 넘는 돈을 투자했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10년 총액 7억 달러(9845억 원)에 붙잡은 데 이어 야마모토 요시노부(12년·3억2500만 달러)와 타일러 글래스노(5년·1억3650만 달러)를 영입했다. 또 2020년에는 무키 베츠와 12년 3억6500만 달러(5133억 원)에 연장계약을 맺었고, 2022시즌엔 프레디 프리먼을 6년 총액 1억6200만 달러(2278억 원)에 데려왔다. 오타니와 프리먼, 베츠는 리그 MVP를 받은 슈퍼스타들.

다저스는 올겨울에도 미국 언론의 각종 FA 영입 및 트레이드 전망에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 진출을 노리는 일본인 투수 사사키 로키 영입전 참가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현재 다저스엔 총액 1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은 선수가 무려 6명, 연봉 1000만 달러(140억 원) 이상을 받는 선수는 8명에 이른다.

올해 다저스는 ‘돈의 힘이 곧 성적’이라는 프로스포츠의 속성을 새삼 각인시켰다. 초호화 선수단을 꾸린 다저스는 올해 월드시리즈 패권을 차지했다. 팀 홈런(233개)과 장타율(0.446), OPS(출루율+장타율 0.781)에서 리그 1위에 오른 타선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런데 내년 로스터에 스넬이 추가되면서 ‘지구 방위대급’ 선발 로테이션이 가동된다. 팔꿈치 수술로 올해 타자로만 뛴 오타니가 복귀하고, 새로 영입된 스넬과 기존의 글래스노, 야마모토, 클레이턴 커쇼 등 타 팀에서 1선발을 맡을 수 있는 스타급 선수들이 대거 포진했다. 여기에 두 자릿수 승수가 보장된 더스틴 메이, 바비 밀러 등 20대 중반의 젊은 투수들도 언제든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있는 후보들이다.

다저스의 공격적인 영입 배경에는 든든한 자금 지원이 한몫한다. 다저스는 구겐하임그룹의 CEO 마크 월터가 실질적인 구단주. 그런데 그 뒤엔 토드 볼리가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첼시FC의 구단주이자, 미국 금융계의 억만장자 볼리는 지갑을 여는 데 주저함이 없다. 볼리는 “최고의 팬 서비스는 팀 성적”이라는 논리를 앞세운다.

아이러니하게도 초호화 선수단을 꾸린 올해 다저스의 선수단 연봉 총액(페이롤)은 1위가 아니다. 올해 MLB 페이롤 1위는 뉴욕 메츠(3억1400만 달러)였다. 다저스는 양키스(3억800만 달러), 휴스턴 애스트로스(2억5500만 달러), 필라델피아 필리스(2억4600만 달러)에 이어 전체 5위(2억4100만 달러)다. 여기에는 ‘디퍼 계약’이라는 꼼수가 숨어 있다. 디퍼는 계약 총액의 상당 부분을 계약 기간 이후에 지급하는 계약 방식. 실제 다저스는 오타니(98% 디퍼), 베츠(31% 디퍼), 프리먼(35% 디퍼)과 디퍼 계약을 활용, 당장의 재정적 부담을 크게 줄였다. 스넬도 역시 6000만 달러(844억 원)를 지급 유예로 지정했다.

MLB는 선수단 연봉 총액이 일정 기준 금액을 넘기면 제재금을 가하는 균등경쟁세금(Competitive Balance Tax)을 부과한다. 일부 구단이 자본을 앞세워 선수를 독점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 그런데 다저스는 디퍼 계약을 활용, 이 같은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1,066 / 1 페이지
번호
제목
01월 14일(화)
공지사항
알림 0